사람이 살의를 품는데는 별다른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. 늘 부대끼며 올라타던 출근길 열차에서 팔꿈치로 쿡쿡 찔러대는 옆자리 사람에게 품을 수도 있고, 늘상 하던 게임에서 나를 이기고 위 아래로 엉덩이를 현란하게 흔들며 티배깅을 하는 상대방에게 품을 수도 있고, 늘 하루의 마지막에 보던 웹소설의 지리멸렬한 전개에서도 품을 수 있다. 내가 읽던 웹소설은 웹소설이었다. 이 인터넷의 바다에서 매일같이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는 ‘이세계전생후회집착피폐하렘안락삶’을 특징으로 내세운 웹소설 중 하나라는 뜻이다. 그럼에도 내가 그 많고많은 웹소설 중 그걸 읽은 이유는 하나였다. ‘이세계전생후회집착피폐하렘보추퍼리TS백합’을 특징으로 내세운 웹소설은 그거 밖에 없어서였다. 화두로 꺼낸 김에 논하건데, 이게 참 문..